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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도愛/劍道日誌

2024.08.25(일)

정말 얼마만에 써보는 검도일지 던가...

이제 매일은 아니더라도 종종 정리를 좀 해봐야 겠다.

(역시 디지털은 처음 쓴 글과 다르게 수정이 가능하다는 단점이 있음 - 하기 내역은 이미 기록했던 것을 옮기는 것인데, 최초와 살짝 다름)

검도장으로 향하는 일요일 오후.

발걸음이 무겁다.

평일 저녁은 안그런데, 주말은 도장으로 향하는 마음이 흔들린다. 많은 생각들이 교차한다.

어? 벌써 여긴가? 이 역에서 내리고싶네.

역 주변 이쪽 아니면 저쪽 시원한 카페에 들어가 아아 샷추가 한잔과 책을 보며, 그냥 여유롭게 쉴까?

아니야. 그래도 땀흘리고 기합을 지르며 잠시라도 집중하자.

기백을 불태워보자! 내가 최후까지 할 운동! 검도잖아!!

반복되는 생각들 ㅎㅎ

코로나 이전에는 검도 말고는 나를 버티게 해줄 것이 없었다.

평일에 시간이 되면 무조건 운동을 했으며, 집에 도착하면 지쳐 쓰러졌다.

일주일에 최소 3번에서 5번 까지, 그렇게 하루하루를 버텼었다.

코로나 이후 회사의 지원이 끊어지고 전자의 감시속에(매일매일 앱으로 어디서 뭘 했는지 체크를 해야 했다),

본의 아니게 1년 반을 운동을 쉬게 된다.

절대 먹지않던 저녁을 먹고, 안주를 먹고, 야식을 먹고... 15Kg 가까이 체중이 늘었으니, 그야말로 확찐자였다.

운동중독자였던 내가....90Kg이 되니 만사가 귀찮고 홈트조차 귀찮았다.

그 이후 전자의 제약이 풀리며 (동호회는 풀리기 몇 달 전) 내 돈으로 검도장으로 복귀를 했는데,

'아...검도가 이렇게 어려운 것 이었지?' 하는 생각을 새삼 하게 되었었다.

불과 2년 가까이 이전의 나는 죽었으며, 그 모습을 흉내내는 건 불가능했다.

조금씩 조금씩 노력하며 예전 만큼은 아니더라도 검도에 다시 빠져갔으여 체중을 줄여갔다.

시간이 흘러 지금까지 왔는데....

즐거웠던 검도가, 삶의 유일한 낙이었던 검도가 어려워졌다.

단이 올라가고 검도에 대한 것들을 다시 생각 할 수록, 위에 서서 상대를 보며 칼을 바로 잡으려하니 더더욱 어려워졌다.

상대를 하며 나 자신을 다시금 돌아보게 된다. 과연 내가 상대에게 지적 혹은 조언을 할 정도의 바른 자세와 실력이 되는가?

4단... 아직 누군가를 지도하기엔 내가 부족하다.

6~7단은 되어야 하려나...

죽을 것 같은 상황에서도, 유일하게 나를 버티게 해줬던 검도!

그래! 오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도장으로 간다!

3일전...

목요일 검도장에서 체중을 재봤더니, 체중이 더 빠졌다. 드디어 목표체중이다! 한 것이 77KG 이었다.

이제 이 체중을 유지하며 나 자신을 단련하면 된다.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샤워를 하며 스스로를 보니... 엥? 74KG?? 이거 정말인가??

ㅎㅎㅎ 이건 체중이 줄은게 아니라 근육이 빠진 것 같다.

아무리 체중조절을 했다지만 플젝의 스트레스와 개인사로 제대로 먹질 못했더니 엉망이다ㅎ

오늘 운동 후 정리

목표 체중보다 3~4Kg이 더 빠졌다.

지방이 빠졌으나 그와 함께 근육도 빠진 것 같다. 근육량을 채울 차례다 생각했다.

운동을 하는데, 두 분을 상대하고 나니, 체력이 바닥을 치는 것 처럼 힘들었다.

여기서 그만둘까?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렇게 약해질 순 없지. 다시 한다! 생각으로 들어가고 또 들어가고, 상대하고 또 상대하고..

다른 분들께서 마지막을 기다려 주실 때 까지... 결국 마지막 까지 버텨냈으며 단순히 버틴 것이 아닌 기합을 쏟았다.

오늘 6단 김영태 사범님 말씀.

요즘 밋첼이(실제론 이름 부르심) 보면 턱선도 보이고 예전 모습이 보이네.

살쪄서 돌아왔을 땐 못알아 봤었다

(하시는데 한참 웃었다 ㅎㅎ 15KG 가까이 늘어서 왔으니 그럴 수 밖에 ㅎㅎ)

(2015년) 너 처음 봤을 때, 도복 벗고 몸을 보는데, 완벽한 몸이라서 무슨 특수 선수인 줄 알았어.

군살 하나 없이 근육이 완벽했고. 머리 타격 거리도 엄청 멀었지.

지금은 뱃살도 다 빠졌고. 턱선도 보이고 좋네. 옛날 만큼 몸매는 아니지만~

다만, 살이 너무 쪘다 빠져서 그런가 예전 대비 대흉근과 다리 근육이 적다.

예전 만큼 머리의 거리가 안나오지? 일단 대흉근과 다리근육만 다시 키우면 되겠다.

그리고... 우리 나이되먼 허릿살은 안빠져 (라고 ㅋㅋㅋ)

바른 검도를 더 연습하려 한다.

지금 내겐 상대를 한 대 더 치는 타격이 중요한게 아니라, 바른 자세 바른 마음으로 단련을 하는 것이다.

'원간에서 촉인 일족일도 까지가 검도이며, 그 이후는 타격이다'

라는 이야기가 머리에서 계속 남아서 스스로를 단련하게 만든다.

덕분에, 다른 사범님들과의 교검에서도 스스로를 더 높이며 기백을 내게 해주는 지도 모르겠다.

(운동을 자주하지 못한 것 만큼은 속일 수 없지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