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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愛_Photo/Story#2 - Russia~★

러시아 Story no.9 - 일상의 어느 날

이 사진을 담은 날(12월 18일)은 영하 20도의 날씨였습니다. 그나마 덜 추웠던 날이었다고 해야하려나요^^;;

아침 출근길... 늘 데려다 주시던 할아버지께서 숙소일로 나가셨기에 사장님께서 택시를 불러주셨습니다.



추위에 잠시 떨며(15분 가량?) 기다렸다 택시를 만나 차에 올랐습니다.

제가 타는 순간까지도 담배를 피우던 기사분... 얼굴은 동양인얼굴이나 영어는 전혀 못하는 분이었습니다.

차안 가득한 담배연기에 살짝 인상이 찌푸려졌으나... 출근까지 20분 정도.. 참자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신호대기에 걸렸던 잠시... 살짝 내리막이었나 봅니다. 운전자 분께선 브레이크에서 발을 뗀 상태였는지... 슬슬슬 미끄러집니다.

앞차와 간격을 좁히려고 하는건가? 라고 생각했지만... 어느새 어?어?어? 하는 소리가 제 입에서 나오는데...

쿵.. 하며 앞에 서있던 차를 살짝 받았습니다. 졸고 있었나보더군요... 앞 차에서 젊은 러시아 아줌마가 내리더니 뭐라고 뭐라고 합니다.


택시 기사도 내려서 뭐라뭐라 얘길 하며 걸레로 앞차의 범퍼를 닦습니다. 범퍼가 찌그러졌냐구요? 절대 아니었습니다.

스크래치도 조차도 보기 힘든데, 아주머니가 뭐라고 뭐라고 언성을 높입니다.

일반 적인 경우엔, 돈을 조금 주고 받고 해결이 된다고 하는데, 스크래치도 전혀 없는 경우였기 때문이었을까요,

아니면 앞차가 뉴EF소나타 였기 때문이었을까요... 오래 걸립니다.

러시아에서는 교통 사고가 났을 경우 (심지어 사람을 치었을 때에도) 차를 빼지 않습니다.

경찰이 올 때 까지 기다려야 하고, 미안하다는 말을 하게 되면 뒤집어 쓴다고 하는군요.

덕분에...... 경찰이 오길 기다리고, 경찰이 온 후 차를 빼고... 사건 경위서 같은 걸 작성하고...

두시간이 걸렸습니다. 왜 시동마저 걸어주지 않는지... 두시간을 차 안에서 떨어야 했네요.
 

유리에 하얀 서리가 끼었습니다. 입김을 호~ 하고 불어보니, 그 즉시 얼어 붙습니다.

입김으로 도넛이 만들어집니다. 담배피우는 것과 다를게 없더군요...ㅎㅎ

발이 시리고 얼어 붙었습니다. 그렇게 두시간을 러시아의 추위를 몸으로 느껴봤습니다.

출근을 하고 나서도 추위가 완전히 가시지 않아, 따뜻한 차를 마시고 따뜻한 물에 손을 닦았습니다.

사장님이 그 일에 대해 따지니, 택시 기사는 한마디만 합니다.

"그래서~ 택시비는 주는거요? 마는거요?"

러시아에서는 그게 당연한 일인지라, 한국인들이 왜 그렇게 서두르고 난리인지 이해를 못하겠다고 합니다.



점심으로 먹은 샌드위치와 치즈를 얹은 바게뜨 입니다. 가격은 각 75루블과 25루블... 합쳐서 100루블(약 4천원) 입니다.
 
만사가 귀찮았던 날인지라 자율식당도 싫었기에, 사무실에서 따뜻한 라떼 마키아또 와 함께 먹었습니다.
 



라떼 마끼아또 의 경우... 탕비실에 머신이 있기에 버튼 한번만 누르면 됩니다.
 
우유는 떨어지지 않게 탕비실 관리하는 직원이 계속해서 채워 놓고 있군요.
 


탕비실 테이블 위에 얹혀있는 장식(?) 입니다. 불과 지난 주 까지도 없었던 것 같은데... 곧 크리스 마스라고 장식이 되어있네요.



늘 이맘때면..."Love Actually" 를 보았는데... 올해는 숙소에서 혼자 보았습니다.

크리스마스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라는 문구가 떠올라 가슴 한편이 시려옵니다.



가족과 함께 할 수 있다는 행복... 그것이 얼마나 큰 행복인지... 새삼 깨닫습니다...


 
이 글은 2009년 12월 21일에 포스팅 한 글입니다. 당시엔 개인 블로그를 운영중이었고
티스토리로 넘어오기 전이었기에 이미지는 링크만으로 올렸었는데 이미지를 새로이 삽입하여 수정합니다.